- 우리나라 3대 산 종주(지리산, 설악산, 덕유산 종주)를 버킷리스트로 꿈꾸면서 오늘 첫번째로 설악산 종주를 다녀왔습니다. 역시 백두대간 종주 코스 3구간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한국의 100대 명산 중 2위인 설악산 종주 무박 산행기를 기록해 봅니다.
- 2018년 10월 9일(화) 한글날. 민수 산악회. 종주 코스 : 한계령 휴게소- 한계령 삼거리- 끝봉-중청봉-대청봉-소청봉-희운각 대피소- 공룡능선-마등령- 비선대-소공원 주차장 코스.
- 지난주 설악산 무박산행 종주가 민수 산악회 공지란에 올라 일생에 한번은 꼭 해보고 싶은 버킷리스트라 고민하다 과감하게 산행 신청을 하고 설악산 종주코스를 도전합니다.
10월 8일(월) 업무 마치고 10시에 유성 반석역에서 민수 산악회 버스에 탑승합니다. 당초 소월산악회를 신청 했지만 맘이 편한 민수산악회도 같은 코스가 있어 총무님게 양해를 구하고 민수 산악회 버스로 교체 후 이동합니다.
대전 시내를 한바퀴 돌면서 신청한 산우님들을 태우고 11시에 원두막에서 출발하여 설악산을 향해 출발합니다. 생애 첫 무박 종주 산행 코스라 버스에서 이동 중 잠을 청해야 합니다. 하지만, 긴장도 되고, 걱정도 되어서 제대로 잠을 청할 수가 없습니다
드디어, 새벽 3시경 한계령 휴게소에 도착해 백두대간 인증사진을 찍고 본격적인 설악산 종주 산행을 시작합니다. 피곤하면서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지만 종주 산행의 설레임만은 숨길 수가 없습니다. 헤드 렌턴을 준비하지 못해, 작은 손 렌턴을 들고 산행을 시작하였고, 어둠속이라 앞서가는 일행들을 따라가면서 조심스럽게 오르막 산행길을 오르기 시작 합니다.
아직은 어두운 새벽이라 낯설음이 거의 없습니다. 첫번째 포인트인 한계령 삼거리까지 낮은 오르막을 쉼없이 올라 도착 합니다. 베낭도 다시 챙겨 메고, 물도 마시면서 잠시 숨을 가다듬은 후 끝봉을 향해 길을 재촉합니다. 힘든 끝봉에 무사히 도착하면서 어둠도 서서히 물러나고 새날이 하얗게 밝아옵니다.
행동식으로 체력 보충을 하고, 손전등 랜턴은 배낭으로 집어 넣습니다. 능선길의 오르락 내리락을 계속 하면서 아침 7시경 중청 대피소에 도착 합니다. 4시간 가량을 산행했지만 힘들고 어렵다는 기분보다는 뭐라 설명하지 못할 무감각의 시간이 전해져 옵니다. 작은 감동의 전율을 느낄수가 있습니다. 보통의 주말 산행은 이정도 거리의 산행을 하면 하루 분량은 거의 채우는 거리이고, 산행을 종료하는 시간대 입니다.
아침을 먹을까 잠시 고민하다 대청봉까지 올라 정상을 본 후 먹기로 하고, 대청봉으로 힘차게 올라 갑니다. 설악산 대청ㄷ봉에 도착 합니다. 기분이 너무 좋습니다. 어렵게 정상 인증을 마치고, 다시 중청봉 대피소로 하산해 휴게소에서 아침을 해결합니다. 김밥과 준비한 국물로 간단하게 해결하고, 소청봉 방향으로 이동합니다.
여기까지는 지난번 산행을 했든 기억이 나 감흥이 적었지만, 지금부터 이동하는 코스는 생전 처음 발을 디뎌보는 산행지 입니다. 소청봉에서 희운각 대피소까지는 내리막 바위계단 구간이라 매우 조심스럽게 이동합니다. 9시 30분경 희운각 대피소에 도착해서 물도 마시고, 간식도 다시 챙겨 먹으면서 다음 산행을 위해 식수도 보충하면서 충분한 휴식을 취합니다.
지금 부터가 오늘의 하이라이트 구간인 공룡능선을 따라 이동하는 설악산 종주코스의 대표 주자이면서 가장 어렵고 힘든 코스를 진행하게 됩니다. 이 구간은 바위 능선으로 이루어져 경치는 정말로 아름답지만, 산행만 본다면 매우 위험하고 험한 구간 입니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지속적으로 이어져 초보자들과 산행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거의 죽음의 코스 입니다. 바위 암릉 구간은 매우 위험하고 산행시 조심해야 합니다. 누가 케어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본인들 스스로가 자신을 믿고 힘과 속도를 조절하면서 산행을 진행해야 합니다.
용아장성이라고 명명한 지점도 통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바위능선 구간 입니다. 거친 공룡의 등뼈를 닮았다는 공룡능선을 이제야 산행해 봅니다. 감격과 감동이 동시에 몰려오는 지점 이지만, 산행의 어려움과 완등의 부담감으로 제대로된 조망 감상은 뒷전으로 밀려 납니다. 시간적 여유와 상황적 안정이 필요하지만, 현실은 오로지 무사하게 완등을 하고, 산악회 버스에 도착하는 것에 목이 메여 있습니다. 아쉽지만 엄연한 현실 입니다. 경치는 설악산 종주를 한 후 다음 기회에 느긋하게 볼 수 있다고 스스로 자위하고 있습니다. 매우 어렵고 힘든 구간을 한발 한발 내 뒤디며, 이동 합니다. 정말 힘들고 어렵고 무서운 구간 입니다. 도저히 거리가 좁혀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마등령까지 어렵게 어렵게 암릉구간을 이동합니다. 기어서 바위산을 오르기도 하고 힘들어 포기할까도 생각이 드는 구간입니다. 하지만 여기서는 포기할 수도 없고, 탈출로도 마땅치 않아 어쩔수 없이 열심히 앞으로 전진 할 수 밖에 없는 코스입니다. 마등령 근처에서 점심 식사를 합니다. 아침 식사 후 4시간을 열심히 이동했지만 아직도 종료 지점은 한 참 멀었습니다. 비선대 방향으로 하산하는 길이지만 이길도 거리가 많많치 않습니다. 핸드폰 밧데리도 이즈음 방전 직전이라 보조 밧데리로 교체를 하고 통신망은 안전하게 유지 합니다.
비선대 하산 코스가 힘든 이유는 8시간 이상 산행을 하고, 몸과 마음이 지친 상태이고 이제부터는 정신력으로 버텨야 하는 구간이라 더욱 어렵습니다. 특히, 바위계단을 지속적으로 내려와야 하는 구간이라 무릎에 무리가 오기도 하고, 체력이 바닥나 넘어져 다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3시간을 이렇게 조심스럽게 하산하다 보면 거의 멘붕에 가까운 시간이 찾아 옵니다. 주차장에서 차량까지 이동하는 거리도 정말 지치고 힘듭니다. 이제는 한발짝 내딛는 것이 무겁고 어렵습니다.
설악산 무박 종주 산행을 무사히 완료했다는 점에서는 큰 보람과 긍지를 느낄 수 있지만, 전체적인 과정을 설명하고, 다시 진행한다면 쉽지 않은 결절이 될 수 있습니다. 정말 인생에서 큰 의미를 가질 수 있지만, 이런 과정을 다시 반복해서 하라고 한다면 고민이 있을 것 같습니다. 보통의 산행과는 분명히 다르고, 극도로 힘든 사항과 과정과 지점들을 통과해야 합니다. 인간의 한계를 초월하는 산행임에는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처음 도전에 너무 무리한 코스를 선택했다는 생각과 후회가 수십번도 더 드는 구간 입니다.
산행 중간 중간에 보는 조망은 황홀함 그 자체였고, 멋진 배경과 훌륭한 인생 사진도 많이 찍었고, 설악산의 위용과 장대함에 절로 감탄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그에 반해 암릉산행의 두려움과 무서움을 절감하는 시간도 가졌으며, 야간 산행의 어려움과 하산시 바위계단의 공포도 몸소 체험합니다. 아직 단풍은 완전하지 않았지만 공룡능선 산행 도중 중간 중간에 이른 단풍의 아름다움도 조망하였고, 마지막 비선대에서 주차장까지의 평탄한 길이 왜 이렇게 멀게만 느껴지는지 체험했습니다.
무박으로 이동하는 차량 이동시간과 새벽산행 그리고 13시간의 산행시간 등 태어나 처음으로 경험하는 설악산 무박산행 종주가 인생에서 엄청난 희열과 두려움과 쾌거를 동시에 맞보는 소중한 시간 이었습니다.
- 산행 거리 22키로. 걸음 수 63,784보를 걸음. 시간은 13시간 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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