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3대 산 종주 코스 중 두번째로 지리산 성중 종주를 다녀왔습니다. 지리산 완전 종주는 화대종주(화엄사-대원사)코스 이지만, 약식으로 성중종주(성삼재-중산리)를 무박 2일로 다녀 왔습니다. 백두대간 종착점인 43구간인 지리산 천왕봉 코스도 함께 중첩되는 구간 입니다.
- 2019년 5월 5일(일) 황금연휴. 민수 산악회. 성중 종주코스는 성삼재-노고단-돼지령-임걸령-반야봉-삼도봉-화개재-연하천 대피소-벽소령 대피소-세석 대피소-장터목 대피소-천왕봉-로타리 대피소-중산리 코스 입니다.
- 총 걸음수 66,888보, 33.2 키로미터 이동, 운동시간 13시간
- 2016년 1월 우연한 기회에 계룡산 천단을 다녀오면서 한국의 100대 명산 산행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약 2년 6개월에 걸친 산행으로 2018년 가을경에 산림청 100대 명산을 완등 하였고, 뒤이어 블랙야크, 한국의 산하, 월간 산 100대 명산도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100대 명산을 완등한 이후 어게인 100대 명산을 진행하면서, 기회가 주어지면 우리나라 3대 명산 종주 산행을 해보면 정말 좋겠다든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2018년 가을에 어렵게 설악산 종주 산행을 엄청나게 힘들게 겨우 마쳤습니다. 다음번 차례는 오늘의 종주코스인 지리산 종주 산행 입니다.
두번째 종주산행은 지리산이고, 화대종주 구간은 1박2일 코스라 현실적으로 어렵고, 성중종주를 진행하기로 합니다. 우리나라 3대 명산 종주 산행은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구간 입니다. 작년 설악산 종주가 첫번째 경험 이었지만, 정말 힘들고 어려운 종주 산행 이었습니다. 오늘 두번째 지리산 성중종주 산행기를 기록하면서 힘들고 어렵지만, 한편으론 뿌듯한 자신감과 행복감을 느껴 봅니다.
역시 우주에서 한낱 작은 미물이 티끌만한 인간의 한계가 아닐듯 합니다. 어려운 일을 시작 하기 전에는 엄청난 두려움과 무서움이 앞을 가로막습니다. 하지만, 이 두려움을 이겨내고 도전을 시작하면, 실질적으로 벌어지는 엄청난 현실의 어려움과 힘든 과정이 이어 집니다. 어려운 일이 계속 이어지면 중간에 포기할까 하는 유혹이 수시로 일어나고, 힘들고 지친 현실의 벽이 눈앞에 닥치면 저절로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생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 인간은 쉽게 포기하지 않습니다. 다시 일어나 힘든 현실과 부딪 힙니다. 처절하게 싸워서 기어코 이루어 냅니다. 이것이 인간의 또 다른 힘 입니다. 의지이고, 노력이고, 정신력 입니다. 지리산 종주 산행에도 이런 일들이 수시로 벌어 집니다. 다리가 절로 꺽여지고, 엉덩이가 아무때나 앉은 자리를 찾게되고, 졸음이 몰려와 눈이 저절로 깜켜져 옵니다. 누가 하라, 마라 강요하지 않지만 이때부터는 인간 자신의 의지와 신체의 한계간의 힘든 씨움이 시작 됩니다.
무감각과 의식이 없음에도 발이 저절로 걸어가지고, 머리속은 이상한 의식의 깨우침으로 포기하고픈 감정을 이겨내도록 힘을 줍니다. 용기를 북돋아 줍니다. 만약, 지금의 힘든 종주 산행을 이렇게 포기 하게된다면, 너 자신 스스로는 앞으로 어떤 일도 쉽게 포기하게 되고, 정신적인 문제아가 되면서, 아주 의지박약한 인간이 된다는 의식이 저절로 일어나게 됩니다. 이런 정신적 부담감이 작동하기 시작하면 절대로 중도에 포기하지 못합니다. 무조건 이유없이 목숨걸고 홀린 듯 산행을 마무리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상한 일입니다. 뭔가에 홀린듯 합니다.
오늘 두번째 종주산행인 지리산 산행을 신청하고 스스로가 단단히 각오를 다져 봅니다. 나름대로 작년 설악산 종주를 무사히 마친 경험을 살려 준비를 철저히 합니다. 민수 산악회를 통한 지리산 종주를 위해 일요일 밤 12시 반석역에서 버스가 출발 합니다. 대전 시내를 한바퀴 돌면서 함께 할 산우들을 태우고, 지리산 성삼재로 이동합니다. 새벽 3시 30분경 성삼재에 도착하고, 어둠이 한참인 성삼재에서 산행 준비를 마칩니다. 산행 시작은 잘 정비된 길을 따라 노고단고개 까지 야간 오르막 구간을 시작 합니다. 이렇게 이른 새벽 시간에도 산행에 미친 사람들이 전국에서 이곳을 많이 찾았습니다. 정말 신기하고 특이한 사람들 입니다.
가장 완전하고 기본적인 지리산 종주 코스는 화대종주라고 합니다. 시작점이 구례 화엄사에서 시작해 오늘 제가 진행하는 코스로 이동해 천왕봉을 지나서, 하산은 산청의 대원사에서 마무리하는 코스가 화대종주 산행코스 입니다. 하지만 요즘은 무박 2일의 시간을 활용하면서 진행하는 성삼재에서 시작해서 중산리에서 마무리하는 성중종주 산행 코스를 많이 애용한다고 합니다. 물론 이보다 더 힘든 지리산 태극종주 산행코스도 있다고 합니다.
시작 지점인 성삼재에서 노고단까지는 잘 정비된 산행로를 따라 무난하게 올라 갑니다. 노고단 고개에서 가볍게 인증사진을 찍고, 능선길을 타고 돼지령으로 이동합니다. 아직은 어둠이 짙어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발아래 등산로만 바라보면서 한발한발 조심스럽게 터벅터벅 산길을 걸어갑니다. 임걸령을 거쳐 반야봉 삼거리에 도착해서 잠시 고민을 시작합니다.
만약, 반야봉을 다녀오면 왕복 3키로 정도를 추가로 이동해야 하며, 그만큼 체력소진이 많이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나는 블랙야크 인증을 시작했기에 이왕 종주 산행을 하면서, 반야봉 인증이 필수인 블랙야크 100대 명산을 위해 반야봉 정상을 다녀오기로 결정 합니다. 다소간의 무리가 있겠지만 각오를 단단히 하고 반야봉으로 좌틀하여 오르막 구간을 진행 합니다.
하지만, 역시 반야봉을 다녀오는 길이 많많치 않습니다. 작은 욕심이 발동해 반야봉을 다녀오는 코스를 택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지리산 종주를 하는 전체 과정에서 엄청나게 판단 착오가 되었다는 사실을 나중에 깨닫게 됩니다. 아직은 산행 시작 초반전이라 크게 어려움과 무리함을 느끼지는 않고, 무난하게 반야봉 인증과 멋진 일출의 장관도 조망을 합니다. 일단 정상 인증을 추가로 했다는 것에 만족하고 기분좋게 다시 반야봉 삼거리로 내려옵니다.
이제는 어둠이 완전히 사라지고 아침이 밝았습니다. 삼도봉, 화개재로 열심히 능선을 이동합니다. 이동 중에는 체력안배와 피로를 줄이기위해 중간중간 쉬면서 수분도 보충하고 행동식도 틈틈히 먹어 줍니다. 체력 보충은 종주산행에서 필수불가결한 사항 입니다. 틈나는대로 자주 먹고 쉬어야 합니다. 아직은 능선구간이라 크게 힘이 부치지는 않습니다. 드디어 종주 코스의 첫번째 대피소인 연하천 대피소에 다다릅니다.
이곳까지 엄청난 거리를 무사히 잘 견디며 이동해 왔습니다. 적어도 이 구간까지는 지리산이 설악산과 달리 바위길과 너들길이 적어 상대적으로 편하고 좋은 구간을 왔다고 생각이 듭니다. 이제부터는 체력전과 피곤함과의 싸움이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산행 시간이 6시간을 넘어가면서부터 급격하게 피곤함이 몰려옵니다.
버스에서의 힘겨운 취침과 전날 업무의 피로감 그리고 어둠에서 시작한 초반 오르막 산행 구간의 힘듬이 한꺼번에 몰려오면서 급격하게 피곤이 몰아 닥칩니다. 나름대로는 체력 안배를 한다고 하면서도 힘겹게 벽소령, 세석, 장터목 대피소 구간을 차례대로 진행합니다. 아무 생각없이 걷기를 이어 가면서 가끔씩 지나가는 표지판과 남은 거리를 표시하는 이정표들이 힘을 주기도 하고 때로는 힘을 빼앗기도 합니다.
그 와중에서도 블랙야크 인증 구간에서는 잊지 않고, 사진인증을 하면서 지친 몸과 마음을 다잡아 봅니다. 이런 기회를 이용해 잠시 쉬어 가기도 합니다. 장터목 대피소에서 점심을 먹고, 잠시 휴식을 겸한 충전 시간을 가져 봅니다. 이제부터는 본격적인 오후 산행을이 시작 됩니다. 산행 시간이 드디어 10시간을 지나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오르락 내리락하는 능선 구간을 쉼없이 자나가고, 본격적인 지리산의 정상인 천왕봉을 향해 끝없는 오르막 구간을 한참 올라가야 합니다. 이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몸도 지치고 마음도 지치면서, 마지막 천왕봉 오르막 구간에서는 거의 숨이 턱밑까지 차오릅니다. 이제서야 새벽에 종주 코스를 진행하면서 왜 반야봉을 다녀온 것이 후회되는지 비로소 알 수 있습니다.
이래서, 산꾼들이 지리산 종주를 할때는 반야봉을 패스해야 한다는 것을 몸소 절감합니다. 무리한 선택이었음을 후회는 하지만, 지금은 극복해 내야 합니다.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천왕봉 정상을 향해 거의 기다시피 마지막 오르막 구간을 아주 힘겹게 힘겹게 올라 갑니다. 와우!!. 그래도, 드디어 지리산 천왕봉에 도착했습니다. 기분이 정말 좋습니다. 그동안의 12시간 이상 산행을 한 모든 힘든 시간이 머리속에서 지나가고, 멋진 조망과 기어코 해냈다는 자신감으로 아주 뿌듯함을 느껴 봅니다. 정말 최고로 활홀한 순간 입니다.
정상 사진 인증도 하고 지친 몸도 쉬면서 간식으로 체력 보충도 합니다. 이제는 본격적인 하산 구간입니다. 더욱 조심하면서 로타리 대피소까지 내려갑니다. 여기까지 왔으면 거의 다 내려온 것처럼 비로소 안심이 됩니다. 마지막까지 칼바위 하강구간과 지리산의 중산리 코스의 하산 완료시 위험에 조심해야 합니다. 풀린 다리와 체력이 바닥난 상황이라 한발 한발 조심스럽게 하산을 이어 갑니다. 드디어, 중산리 지리산 산행 입구에 도착 했습니다. 중산리 주차장의 버스까지 겨우 시간 안에 맞추어 하산을 완료 했습니다.
다행히도 약속된 버스 시간에 늦지는 않았습니다. 반야봉을 다녀온 것이 이렇게 힘들지는 정말 몰랐습니다. 가벼운 3키로의 왕복 구간이 산행 후반전으로 갈수록 체력적인 면에서는 엄청나게 큰 부담을 안겨 준다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함께한 산우님들께 민폐를 끼치지 않은 것이 다행 입니다. 참으로 힘들고 어려운 지리산 종주 산행 이었습니다. 감히 말하건데 우리나라 3대 명산 지리산, 설악산, 덕유산 종주산행을 만만하게 보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보통의 산꾼들에게는 쉽게 권하고 싶지 않은 종주 산행 코스 입니다. 생각보다 훨씬 힘들고 어려운 과정을 겪어야 합니다. 엄청난 체력과 인내력은 필수이고, 덧붙여 능선의 오르막 내리막을 끝없이 반복하는 지루한 산행 코스는 정말 상상하기도 힘든 과정입니다. 저 개인적으로 꼭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어 3대 명산 종주를 계획하고 시작했지만, 두번 다시 도전 하고 싶지 않은 종주 산행입니다.
특히, 잠을 자지 않고 계속 움직이는 무박 2일의 산행은 특별하게 힘에 부칩니다. 그리고, 어렵고 힘들게 겨우 기어서 천왕봉 정상을 오른 후, 지친 몸을 쉬고 수분과 간식을 보충하면서, 이제는 무사히 끝났다는 생각도 잠시 하산 코스인 중산리 코스는 지칠대로 지친 다리와 무릎에 엄청난 부담감을 안겨 주었습니다.
몸과 마음은 저절로 팽팽한 긴장감이 확 들어옵니다. 아마도 몸이 저절로 위험구간을 감지하는 것으로 생각 됩니다. 정말 자칫 실수하면 굴러 넘어지거나 무릎인대가 나갈 수 있단는 것이 저절로 몸이 반응을 합니다. 정말 조심 해야 합니다. 아마 정상적인 사람이 정상적인 지리산 일반 왕복 코스를 다녀와도 중산리의 두시간 하강하는 돌계단 코스에 무리가 올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하물며, 13시간의 지리산 성중종주를 마무리 하는 하강 구간에서의 위험과 어려움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정말 이 구간은 그야말로 지옥의 하산길 입니다. 다시는 지리산 종주를 하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이 저절로 머리속에 강하게 들어 옵니다. 휴우!!.. 정말 어렵고 힘든 지리산 성중종주 코스를 무사히 마친 것에 감사함과 뿌듯함을 느낍니다. 엄청난 자부심과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고, 무한한 감동과 긍지를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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