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로 세상과의 대화를 하다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다.

남형윤 2021. 7. 14. 15:58

53년을 살면서 가족의 소중함을 일상에서 느낀적이 얼마나 될까?

 

어렸을 적 어머니와 형제들과 함께 살든 작은 시골 동네의 모습들이 오버랩 되면서 가족의 소중함을 그려본다.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어머니와 큰누나 형들과 생활을 했었다고 한다. 유년시절의 기억은 까마득 하다. 아버지의 부재에 대한 아쉬움과 어머니의 고생을 직접 보고 느끼며 뭔지모를 외로움을 느끼면서 초등학교에 입학한 것 같다.

 

그 이전의 기억들은 가족들과 가끔씩 만날때 과거 이야기를 하다보면 우연하게 주워듣게 되는 이야기들이다. 주로 어머니와 큰 누님을 통해 들었던 이야기들이다. 고등학교 때 까지는 큰형과 형수를 통해 과거 기억을 가끔씩 듣기도 했었다. 이런 유년시절의 추억과 가족들에 대한 기억이 적은 이유와 가족들을 가끔씩 떠올리며 외로움과 그리움을 달래본다.

 

어머니가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 시장에서 생선 장수를 하시는 사정으로, 큰 누님이 어머니를 대신해 초등학교 입학 때 까지 나를 돌보았고, 누님이 결혼을 한 이후에는 거의 혼자 생활했었든 것 같다. 바로 위의 형이 나보다 5살이 많았고, 그 위의 형들과는 함께 생활한 기억들이 생경하다. 그런 연유인지 몰라도 부모님과 형제들간의 알콩달콩한 생활속의 기억들이 거의 없다고 보는것이 정확할 것 같다. 이런 어린 시절을 되돌아보면 가끔씩은 나 스스로가 불쌍하다는 생각을 하곤한다.

 

초등학교 4학년 부터는 철이 들었고 집에서 거의 혼자 생활했었고, 드문드문 명절이나 가족 행사가 있으면 가족들과 조우하는 정도로 작은 정과 온기를 느꼈든 것 같다. 시골 동네라 친구들과 평범한 학교 생활과 방과 후 함께 놀면서 하루하루를 보냈든 것 같다. 의외로 가족들과의 생활과 온기에 대한 기억이 별로 나지 않는다. 아마도 이즈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막연하게 어른이 되면 일찍 결혼해서 단란한 가정을 이루고 행복한 가족의 모습을 꿈꾸기 시작했었나 보다.

 

중.고등학교 생활은 무난하게 보냈었고, 이 시절도 가족들의 소중함을 느낀 시간보다, 고등학교 친구들과 많은 정을 나누면서 작은 행복감을 느끼며 생활 했었다. 스무살 이후 대학생활과 군대생활을 통해 하고싶은 활동과 다양한 경험을 쌓으며 삶의 지표도 정립하는 시기였다. 가족들보다 친구들이 우선인 시기였다. 이 시기에도 가족들의 빈자리와 따듯한 정이 그리웠었기에 빨리 직장을 잡고, 빨리 가정을 이루고 싶었다. 평범하고 작지만 단란한 가정을 이루는 것이 매우 간절 했었다.

 

스물여섯 취업과 동시에 친구의 소개로 집사람을 만나 짧은 연애를 하고, 첫째를 가지고, 결혼을 하고, 둘째를 낳고 가정을 이루었다. 어머니와 함께 1년 6개월을 생활했었다. 이 시기가 형제들과도 가장 행복한 시간들을 보냈었든것 같다. 정말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을 만끽했다. 가진것은 거의 없었지만 세상 어느것도 부러울 것이 없었다. 가정과 직장 육아와 업무, 가족들과 직장동료들과의 관계도 좋았고, 너무나 행복했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했고, 열심히 일했고, 최선을 다해 사랑했다. 그리고 너무나 행복했다.

 

29살에 네식구가 독립하여 생활하였고, 삼천포에서 작은 집도 장만했다. 이때까지도 어머니와 형제들과의 관계가 무난했었던 것 같다. 서로 왕래하면서 명절이나 어머니 칠순 잔치를 하며 즐거운 자리를 가지기도 했었다. 30대 초반에 직장관계로 진주로 이사도 했다. 무난하고 행복한 가족관계가 이어졌었다. 미래를 준비하면서 단란한 가정생활을 지속한다. 부부 생활을 하면서 작은 다툼들이 가끔씩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행복했다. 소중한 가족의 힘과 행복한 가정생활은 누구도 부럽지 않은 시간 이었다. 다만 형제들과의 관계는 점차 소원해지기 시작하였다.

 

40대를 맞이하며 대전으로 이사를 하고, 회사에서 하고싶은 업무도 즐겁게 한다. 집사람과의 관계도 더욱 깊어진다. 이제는 작은 다툼 조차도 거의 없이 서로를 이해하는 폭도 더욱 넓어졌다. 아이들의 학교 생활도 무탈하게 이어졌고, 소소한 일상들도 재미릉 더하며 행복한 생활은 계속된다. 어머님이 돌아가시고 형제들과의 조우는 뜸해 진다.

 

50대가 되었다. 지금도 행복하다. 어머님이 돌아가시고 가끔은 형제들의 소원함 마저도 그리워 진다. 집사람과 아이들과의 관계는 지금도 좋다. 다만 아이들이 커가면서 자연스럽게 소소한 정보다 약간의 무던함이 보태어 진다. 당연한 현상이리라.

 

가족의 소중함은 공기와 같은 것 같다. 평소때는 아무 생각과 느낌이 없다가도 가끔씩은 무척 소중하게 그리워 지는것 같다. 가족의 소중함, 늘 있는 소중함, 느끼지 못하는 소중함, 그래서 가족이고 소중한 보물이다. 고맙고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