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두대간 작은차갓재에서 하늘재 구간을 다녀 왔습니다.
- 2022년 7월 2일(토) . 금강 산악회. 안생달-작은차갓재(비탐구간 시작)-백두대간 중간지점탑-등곡지맥 분기점-대미산-부리기재-마골치(비탐구간 종점)-포암산-하늘샘-하늘재
- 드디어 금강산악회 백두대간 팀 일원이 되었습니다. 2주전 처음으로 금강산악회 백두대간 팀 종주에 참여한 이후 오늘이 두번째 백두대간 산행 입니다. 안생달 마을에서 시작해서 하늘재 주차장까지 이동하는 구간 입니다. 원래 백두대간 북진을 시도하는 산행이지만, 이번 구간만 반대로 남진을 했습니다. 산 대장님이 비탐구간이 많은 구간과 상대적으로 남진을 하는 편이 힘이 덜 든다는 말씀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구간만 남진을 진행한다고 말씀을 하십니다.
9시 30분경에 안생달 마을에 도착해 버스에서 하차 한 후 산행을 시작 합니다. 이곳 안생달 마을은 문경 산촌 마을 중에서도 오지라고 합니다. 오미자 농사를 짓고 오미자 와인 동굴도 있습니다. 등로를 따라약 1.3키로 이동하니 작은차갓재에 도착 합니다. 이곳에서 우측으로 황장산 방향이고, 우리 일행은 좌측 비등 구간을 따라 대간 산행을 이어 갑니다. 산대장님이 이제 부터는 불법지역으로 들어간다고 경고를(?) 합니다.
산림청의 경고 현수막이 가로막고 있습니다. 이제부터는 능선 구간을 따라 이동해야 합니다. 오랜만에 비등구간을 걷는 기분이 묘합니다. 국공들의 단속을 피하는 명분도 있지만, 백두대간을 하시는 분들은 이런 비등 구간을 건너뛰는 산행을 못견뎌하는 분들이 대부분 입니다. 불법과 합법의 경계를 걷는 산행이 슬퍼기도 하지만, 나름대로의 사정이 있어리라고 생각해 봅니다. 하지만 아쉬운 생각과 해결점을 찾지 못하는 등산인과 산림청의 입장을 곰곰히 헤아려 봅니다.
이윽고, 산행 시작 후 약 5키로 정도를 이동하니, 백두대간 734키로미터 구간의 중간 지점을 알리는 표식이 두군데 나옵니다. 공식적인 표시인지는 정확치 않치만, 한 곳의 표지판은 한 산악회에서 50미터 줄자를 이용해 정확하게 측정했다는 안내글이 씌여져 있습니다. 기념 사진을 찍어 봅니다. 그리고는 약 10분간 쉬어 갑니다.
오늘 산행은 유난히 힘이 듭니다. 갑작스럽게 장마가 지난간 후의 찜통 더위라 그런지 몸에서 힘이 부칩니다. 몸이 움직이는 데로 쉬어 갑니다. 이제 다시 산행을 이어 갑니다. 작은 차갓재 이후에는 비등구간이기 때문에 산림청과 산악회에서도 표지판과 등산 안내도가 전혀 없는 구간 입니다. 당연한 일일수도 있지만, 한편으론 불법과 탈법의 중간에서 현실적인 백두대간을 하시는 분들 입장에서는 조그마한 안내 표식이라도 있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 봅니다.
거리와 구간을 전혀 알수 없고, 트랭글 지도상에도 등로가 전혀 표시되지 않습니다. 이해는 합니다. 비등구간을 표시하면 등산을 방조하는 느낌으로 다가 올 수 있어 어려운 입장인것은 이해 합니다. 여하튼 복잡한 생각이 많이 드는 구간 입니다. 그냥 힘들지만 한발한발 이동 합니다. 약 10키로 구간을 지났다고 트랭글이 알려 줍니다. 이즈음 대미산 정상을 향해 올라가는 오르막 구간이 시작 됩니다. 오늘따라 유난히 힘이 듭니다. 어렵게 대미산 정상에 도착 합니다. 아무런 표식도 없이 자그마한 정상석이 외롭게 서 있습니다. 이곳 대미산은 문경에서 가장 높은 산이라고 대장님이 알려 주십니다.
오늘은 약 한시간을 이동 후 약 10분간을 쉬어가면서 산행을 하게 됩니다. 힘이들어 몸이 저절로 이런 산행을 이어가게 만들어 줍니다. 희한한 일입니다. 아마도 오늘 유난히 무더운 날이라 몸에서 저절로 위험 신호를 감지해서 이런 등산 일정으로 원하게 움직이나 봅니다. 대미산 정상에서 약 10분간 쉬어 갑니다. 힘든 오르막 구간을 어렵게 올라와서 다행 입니다.
또, 간간히 보이는 앞쪽의 산마루금들을 지나쳐 갑니다. 멀리 월악산 능선길이 보입니다. 땡볕 구간을 피하게 됩니다. 이런 날은 숲속 그늘진 등로가 좋습니다. 다행히 하늘은 무척 맑고 푸르릅니다. 산속 나무들은 초록초록 싱싱 합니다. 하지만 산행하기는 정말 어려운 날 입니다. 땀은 비오듯 하고, 몸은 점점 지쳐 갑니다. 함께 산행하는 비슷한 체력의 산꾼들과 어긋나 가면서 쉬어가는 시간을 가져 봅니다. 다른 팀원들도 엄청 어렵고 힘든 산행인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이런날은 평소보다 2-3배의 수분을 보충하면서 산행을 해야 하지만, 나는 정상적인 2리터의 물과 100리터의 커피 뿐 입니다. 걱정이 슬슬되기 시작 합니다. 이렇게 또 5키로 구간을 무사하게 이동 합니다. 부리기재를 지나 비등구간을 끊임없이 이동 합니다. 산에 아무런 표식이 없는 산행에는 정확한 거리와 어느 위치에 있는지에 대한 간절함이 묻어 나기도 합니다. 참 간사한 사람마음 입니다.
식수가 점점 부족해지지 마은도 초조해 지기 시작 합니다. 간단하게 김밥으로 요기를 하고, 한시간 이동 후 약 10분간 휴식을 취하는 산행을 이어 갑니다. 이제 20키로에 다가 섭니다. 오늘 전체 산행 거리가 20키로 인것이 머리속에 입력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 비등구간을 지나지도 못했습니다. 뭔가 잘못되었습니다. 잠시 후 비등구간의 끝을 알리는 마골치에 도착 합니다. 이곳에서 부터 정상적인 등로 입니다. 우측 방향은 만수봉 입니다. 그곳은 5년전에 한번 다녀간 기억이 있습니다.
이제 좌측으로 방향을 틀어 포암산 정상을 올라가야 합니다. 이제부터 정말 다리에 힘이 빠지기 시작 합니다. 식수도 부족하고, 무더위는 더욱 심합니다. 체력조절과 식수 조절을 동시에 해야 합니다. 조심스럽게 이동합니다. 속도를 내기도 어렵습니다. 발걸음이 무겁습니다. 오르막 구간을 2.5키로 이동해야 포암산에 올라설 수 있습니다. 이제부터는 정신력과 체력과 더위와의 전쟁 입니다. 힘들게 어렵게 포암산 정상을 향해 이동 합니다.
오늘 백두대간 산행 정말 어렵습니다. 이런 무더운 날에 산행을 한두번 한 것은 아니지만, 오늘은 유난히 어려움이 크게 느껴 집니다. 쉬었다 가기를 반복하면서 어렵게 포암산 정상에 도착 합니다. 이곳까지 오르막 구간을 올라오면서 제 마지막 힘을 다 쏟아 부었습니다. 정상에서 블랙야크 백두대간 인증을 합니다. 오늘 산행에서 처음이자 마지막 인증지 입니다. 참으로 어려운 발걸음 입니다. 식수도 다 먹었습니다.
이제부터는 정신력으로 버텨야 합니다. 하늘샘까지 이를 악물고 버텨내야 합니다. 하강길이 엄청나게 험한 지역 입니다. 만약 정상적인 북진을 했다면, 오늘 여러명 힘든 상황을 맞이했으리라 상상이 됩니다. 반대방향으로 이곳까지 버틴것만도 대단한 산행 입니다. 하강길에 잘못 디디면 큰 사고가 날 지점 입니다. 정말 마지막 정신을 차려 봅니다. 지금 머리속은 온통 하늘샘에서 1리터의 물을 담아, 포카리 스웨트 가루를 타서 원샷하고픈 마음 뿐 입니다. 정신 차려야 합니다. 몸은 무겁고, 다리는 움지여 주지 않습니다. 힘든 내리막 구간을 조심스럽게 한참을 내려와서야 눈앞에 하늘샘 파란색 바가지가 보입니다.
이제는 살았습니다. 정말 하늘샘 덕분에 살았다는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옵니다. 살아 있음을 실감 합니다. 오늘 산행 정말 죽기 살기로 한 것 같습니다.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드는 산행 입니다. 역대급 입니다. 물 1.5리터를 단숨에 마십니다. 정말 꿀맛 입니다. 생명수 입니다. 죽다가 살아난듯한 기분 입니다. 머리에 물도 끼얹어 봅니다.
충분히 식수도 마시고, 휴식도 취하고, 세수도 하고 천천히 버스로 이동 합니다. 쉬엄쉬엄 하늘재에 도착 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오늘 산행은 탈이 많습니다. 5분이 탈진해 2시간 늦게 버스에 도착 합니다. 역대급 난이도 입니다. 정말 조심해서 산행해야 하는 시기 입니다. 많은 경험과 체험과 위험을 느끼는 산행 이었습니다. 살아있어서 다행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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