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년 8월 26일(목) : 회사의 백신 휴가를 받아 코로나 19 백신을 접종하였다. 세종시 집 근처 드림 연합의원에서 접종을 하고 집에서 푹 쉬었다. 하도 주변의 사람들이 백신 접종 후유증이 있다는 말을 듣고 매우 조심 하였다.
- 28일(토) : 아침에 세종시청 근처의 드림 이비인후과를 찾았다. 집사람이 몇달 전 부터 목이 쉬고, 컬컬한 목소리가 듣기 싫다고 병원에 가서 목 내시경 한번 해보자고 해서 함께 병원을 찾았는데, 내시경 결과 목 부위에 1센티 정도의 혹이 있다고 한다.
엄청 신경이 쓰인다. 암이나 중대한 종양이 아닐까? 하고 걱정이 된다. 집으로 돌아와서 담배를 수거해 가방에 넣고 하루 동안 담배를 피우지 않았다.
- 29일(일) : 집 밖을 나가지 않았다. 담배 생각이 엄청나고 억지로 억지로 참아본다. 어제의 내시경 결과 큰 병일 수도 있다는 생각과 가족들 걱정, 그리고 만약 큰 병이라면 어쩔까 하는 여러가지 생각들이 하루종일 머리속을 맴돈다. 참 복잡하고 기분이 더럽다.
언젠가는 이런 비슷한 시기와 결과들이 다가 오리라 짐작은 했지만, 이번에 갑자기 이런 일이 생겨 뭔지 모를 기분 나쁨과 슬픔 그리고 화가 나기도 한다. 지금이 건강을 챙기고 가족을 챙기라는 신의 마지막 기회가 아닐까 하는 반대의 생각도 해 본다. 이왕 이렇게 된거 독하게 맘 먹고 담배를 끊어 보자고 다짐해 본다. 일단 무조건 참아야 한다.
- 30일(월) : 담배를 끊기로 작정하고 3일째 되는 날이다. 아침에 일어나도 기분이 좋지 않다. 출근을 하고 나서도 기분이 좋지 않다. 하여튼 오늘이 뭔가를 하기로 작정하고 가장 힘든 3일째 되는 날이라 정말 독하게 버텨야 한다. 힘든 고비의 날 작심삼일의 3일째 되는 날이다.
출근해서 일단 주변 사람들께 이런 사실들을 알리고 금연을 해야 겠다고 결심을 하고 앞으로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하며 독한 마음의 의사 표시를 한다. 와우!!! 금단 현상이 장난이 아니다.
점심먹고, 저녁먹고, 화장실 가서도 담배 생각이 미치도록 난다. 무조건 참아야 한다. 껌을 3통 사서 수시로 씹어본다. 저녁 먹고 담배를 참기 위해, 다른 생각이 나지 않도록 무조건 걷기로 하고 뚝방길을 7키로 걸었다.
- 31일(화) ; 4일째 되는 날이다. 아침에 일어나니 입안에서 탄소 냄새가 나는 것 같다. 어마어마하게 역한 냄새가 나는것 같다. 혼자만의 착각인지 모르지만 하여튼 기분나쁜 냄새가 나서 치솔질을 두번이나 한다. 담배 무조건 참아야 한다. 퇴근 후 다른 생각이 나지 않도록 약간의 비가 내렸지만 우산을 쓰고 뚝방길을 6키로 걷는다.
- 9월 1일(수) : 5일째 되는 날이다. 오늘은 조금 낫다. 이제 조금씩 좋아지는 단계인가 하는 생각도 해본다. 담배를 끊기로 마음먹고 이런 비슷한 경험을 숱하게 했었다. 20살에 대학 입학후 담배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올해가 담배를 피우기 시작해 34년째 되는 해이다. 참 오래도 많이도 피웠다.
시간을 되돌아 보면, 때론 잠깐씩 참기도 하고, 때론 끊기로 독한 맘 먹고 금연을 시도한 경험이 족히 20번은 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그리고 가장 오래 버틴 경우가 3달쯤은 버틴 경험이 있는 것 같다. 그래도 보통은 한 달 내외로 고비가 왔었고, 지금까지 금연과의 싸움에서 이기지 못하고 계속해서 지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이 와중에 대개는 담배 끊는 고통보다 피우면서 맛보는 행복감이 담배의 해약보다 더 낫다는 스스로의 자위를 행하면서 오늘날까지 담배를 피워왔었다. 담배 끊기가 힘들긴 힘든가 보다. 오늘 3일째 저녁먹고 둑방길을 걸어본다.
- 2일(목) : 6일째 되는 날이다. 이제는 아침에 일어나는 기분과 몸의 느낌이 한결 좋다. 담배 생각도 조금 줄어 들었다. 껌을 3통사서 2통을 거의 다 씹었다. 오늘은 저멱먹고 걷기도 쉬었다. 발바닥이 아프다. 대신 책을 보면서 잡생각을 줄여 본다.
- 3일(금) ; 7일째 날이 밝았다. 예전 어른들 말씀으로 오늘이 3.7일의 두번째 고비 날이고, 이 고비를 넘기면 3.7일의 세번째 고비인 21일을 넘겨야 한다. 20대에 성인이 되고 나서 멋있게 어른이 된다는 핑계로 담배를 배웠고, 30대에 담배 파는 회사에 입사해서는 밥먹고 산다는 일상적인 핑계로,
40대는 깊게 연기를 마시지 않고 입안에서 가볍게 피우는 관계로 크게 이상을 없을 것이라는 핑계로, 노동조합 활동을 하면서는 스트레스를 해소해야 한다는 핑계로, 전자담배가 나와서는 타르가 없어 몸에 덜 해롭다는 핑계로 34년을 담배와 함께 하였다. 이제 모든 핑계 거리가 점점 사라지고,
나이도 50대 중반을 시작하면서 목소리가 자주 쉬고 발음이 탁해지면서 뭔가 찝찝하던 중, 코로나 19 백신 접종을 맞아 백신 휴가로 잠시 휴식을 취하는 시기에 인근 병원에 들러 내시경을 한 덕분에 오늘 금연 일기를 쓰는 7일째 되는 날 입니다.
- 집사람과 가족들에게 많은 걱정을 안겨 주면서도, 숱한 잔소리와 건강의 염려를 들어면서도 줄기차게 피우던 담배를 이제는 정말 놓아주려 합니다. 34년을 함께한 정든 친구를 떠나 보내기가 쉽지 않겠지만 이제는 마지막 작별을 고하고자 합니다.
아마도, 아직까지도 엄청난 인내의 시간이 더욱 필요하겠지만 1주일의 고비를 무사히 넘기면서 정말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악으로 깡으로 죽을 힘을 다해 참아보려 합니다. 힘을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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