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로 세상과의 대화를 하다

쉼, 휴가의 진정한 의미는?

남형윤 2021. 11. 19. 16:52

- 사람들이 직장 생활을 하는 동안에 느끼는 쉼... 휴가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일까?

 

우선, 직장인들은 직장생활을 하면서 휴가 기간이나 잠시 쉬는 시간의 느낌은 매우 절박 했습니다. 노동자들의 입장에서 보는 쉬는 시간과 휴가의 의미가 매우 크게 느껴지는 이유 입니다. 우리나라는 유럽 국가들에 비해 매우 늦게 주5일제도가 도입되었습니다. 당시에 우리나라 기업가들과 언론에서는 한국 경제가 '곧 망할 것'이라고 말도 안되는 논조로 주5일제도의 도입을 극렬하게 반대하는 분위기였다.

 

우리나라 산업화의 역사는 매우 짧습니다. 근대 100년의 역사를 돌이켜 보아도, 일제시대 35년의 온갖 핍박을 이겨내고 힘겹게 독립을 맞이 하였으나, 통일 정부를 구성하지 못하고, 강대국들의 이념적 대립속에서 남.북으로 분단되었습니다. 이로 인한 갈등으로 안타까운 동족간의 전쟁으로 비화되어 한국전쟁이라는 큰 아픔을 겪게 됩니다.

 

이 전쟁의 결과는 국민 대다수를 슬픔에 빠져들게 하였고, 가족들을 강제로 헤어지게 하였으며, 가난과 죽음을 눈앞에서 체험하게 하였으며, 전 국토는 철저하게 망가져 버렸습니다. 허허벌판이 된 대한민국은 전 국민들의 근면과 성실로서 복구를 시작하였고, 힘들게 경제를 일으켜 세우면서도, 자식들의 공부를 위해 허리띠를 졸라 메었습니다. 국가의 부흥을 최우선 과제로 인식해 작은 희생들은 감내하며서 각고의 노력을 바칩니다. 이 시기의 쉼과 휴가, 휴식은 꿈같은 이야기 였습니다. 밥도 굶어가며, 잠도 줄여가며, 최저 생계 급여로 근근히 가정을 지켜내는 시기였기에 배부른 소리였고, 턱도 없는 주장 이었습니다. 이런 어려움을 알았기에 모두가 참고 또 참았습니다.

 

물론, 이런 고도 성장기에는 미국과 서방 선진국의 경제적 지원이 많은 도움이 있었습니다. 베트남 전쟁에 참전하면서 목숨을 걸고 달러를 확보하였고, 독일과 중동으로 파견을 나간 산업역군들이 목숨을 건 희생이 기반이 되었습니다. 권위주의 군사 정부는 경제 성장과 배고픔의 해결을 위해 기업과 정책을 최우선으로 배려해 주었습니다. 선진국들의 차관과 국민들의 저축이 경제 기반을 조성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것도 사실입니다. 정부는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세우고, 새마을 운동을 일으키고, 농촌에서 끊임없는 노동력을 제공하면서 저임금 장시간 노동으로 경공업 성장을 뒷바침 해 주었습니다. 노동자들은 하루에 14시간 이상을 일하면서, 모든 희생을 감내 하였습니다. 

 

1980년 이후 눈부신 경제성장의 결과들이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 합니다. 1인당 GOP가 중진국 이상으로 확대 성장하면서 이제야 한숨을 돌릴 수 있는 여유가 생기기 시작 하였습니다. 하지만 일반 시민들의 입장은 아직은 좀 더 아끼고, 미래를 위해 저축해야 한다는 생각이 우선 이었습니다.

 

드디어,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루어 내면서 우리나라의 국제적인 위상의 변화를 실감하면서, 한편으로는 경제적인 성장을 인식하는 계기를 맞이 합니다. 더우기, 1987년 정치적인 민주화 운동을 시민혁명으로 승화하면서 한층 성숙한 민주주의 시대를 체험하기 시작 합니다. 이 시대를 지나가면서 우리나라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으로 매우 성숙해져 갑니다.

 

중산층의 사회적 인식이 높아 졌으며, 경제적인 풍요를 체감하기 시작 합니다.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가 급격하게 자유를 느끼기 시작 합니다. 노동운동의 확산과 정치개혁은 서민 노동자들의 삶을 일깨우는 계기도 되었습니다. 주머니가 넉넉해지고, 생활의 만족감을 즐기는 노력들이 확대 됩니다. 양질의 일자리가 확대되고, 가정의 경제가 안정을 찾기 시작 합니다. 본격적인 마이카 시대가 도래합니다. 이런 시대 상황에서 서서히 휴일, 휴가, 쉼, 삶의 여유 등을 찾게 되는 계기가 됩니다.

 

서비스업이 발전하고, 첨단 산업도 발전하면서 국가 경제가 점점 고도화 되기 시작 합니다. 금융과 공공부문도 한단계 성장하면서 대기업 집단의 성장은 더욱 탄탄해 집니다. 이제는 삶의 여유를 찾기 시작 합니다. 중산층 가구의 증가는 새로운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 냅니다. 퇴근 후 자기 시간과 쉼과 휴식의 중요성이 강조 됩니다. 휴가는 반드시 챙겨야 하는 문화로 자리잡아 갑니다. 이즈음 주 5일제도의 도입이 논의되기 시작 합니다. 학교에서는 놀토와 공토가 도입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주 6일제가 종말을 맞이 합니다.

 

그러나, 너무 빨리 샴페인을 터트렸을까요? 98년 이제는 좀 살만하다 싶은 순간 정부의 무능함과 국제적인 외교력의 부족으로 IMF 경제위기를 맞았습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후 가장 큰 경제적 위기가 모든 국민을 공포로 몰아 넣었습니다. 하지만, 또다시 우리 국민들은 이 국난을 기어코 이겨 냅니다.

 

경제 위기를 겪으면서 우리 국민들은 정부와 위정자들에게 엄청난 분노를 느낍니다. 그 아픔을 또 이겨 냅니다.  직장을 잃고, 가게를 접으면서도 위기의 국가를 살려내기 위해 하나로 뭉쳐 일어섭니다. 장롱속의 금을 모아 국가 부채를 갚아나갔고, 직장에서 쫓겨나면서도 위기 극복에 동참 합니다. 우선은 국가를 살리고, 회사를 살리고자 희생을 감내 합니다. 참으로 힘겨운 시간을 버티면서 이를 악물고 이겨 냈습니다. 그 힘으로 다시 우리 나라는 단시간에 외채를 갚고, 정상적인 국가와 기업의 모습을 되찾으면서 다시한번 부활의 날개짓을 맞이 합니다.

 

2010년 드디어, 국민소득 30,000불을 달성하고 선진국 시민으로 거듭 태어났습니다. 이제 중소기업까지 주 5일제는 정착 되었습니다. 하계 휴가와 연차 휴가는 당연한 권리로 인식되어 휴가와 휴일을 가족과 함께 즐기면서 여유를 찾아갑니다. 워라벨이 대세가 되었습니다. 삶의 질을 챙기기 시작 합니다. 많은 급여와 대기업을 선호하지만 저녁이 있는 삶과 휴가와 복지를 챙기기 시작 합니다. 안정적인 기업문화와 가정을 우선시하기 시작 합니다.

 

치열한 경쟁보다 인간적인 여유와 업무강도가 낮은 직장을, 많은 급여를 통한 희생보다 작지만 휴가 휴일이 보장되는 직장을, 고속 성장과 자기 관리가 빡빡한 회사보다 가족과 삶의 여유를 살필 수 있는 직장을 선호하기 시작 합니다. 주4일제가 논의되기 시작합니다. ILO에서 정한 휴가 휴일의 선언은 1) 년3주간의 휴가 부여 2) 이중 2주간은 연속해서 사용하며 3) 이를 지키지 않으면 무효 인 휴가제도가 정착 되어야 합니다. 일과 삶의 균형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선진국으로 공식 인증을 받았습니다. 2차대전 이후 유일한 합법적인 절차를 거친 선직국이 되었습니다. UN에서 인증한 국가 입니다. 이제는 삶도 챙겨야 합니다. 휴식과 쉼은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 입니다. 가정과 여유는 필수 불가결한 상황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