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산행, 종주, 정맥을 돌아보다

* 배태망설 종주산행 *

남형윤 2022. 3. 20. 18:03

 

 

 

 

 

 

 

 

- 한국의 명산들 중 충남 아산에 위치한 배방산-태화산-망경산-설화산 종주 코스 즉/ 배태망설 종주산행을 다녀 왔습니다.

 

- 2022년 3월 20일(일) 혼자. 동천교회-배방산-카터교-태화산-넋티고개-망경산-임도삼거리-태화산-초원아파트-동천교회 원점회귀 코스를 다녀왔으며 총 이동 거리는 22키로 미터 입니다.

 

- 드디어 오늘 그동안 픽해 놓았던 아산의 배태망설 종주산행을 다녀 옵니다. 산행을 마치고, 기록을 정리하다 보니 참으로 묘한 생각이 납니다. 기분좋은 산행 이었습니다.

 

- 이번주 토요일, 일요일 산행이 모두 취소 되었습니다. 아마 금요일 오후 내린 3월 중순의 갑작스런 폭설로 인해 산우님들이 걱정스러워 산악회 예약을 많이들 취소한 모양 입니다. 올해 3월에는 지나간 3주동안 주말 산악회 예약 취소가 상당히 많았습니다. 여러가지 사정들이 많은 3월 입니다.

 

- 코로나 상황이 갑작스럽게 확산되고, 울진.삼척 지역의 산불이 계속 이어지고, 갑작스런 추운 날씨와 3월 폭설 등으로 올해는 춘삼월 주말이 아주 복잡하고 급박하게 돌아 갑니다. 갑작스럽게 무거운 일들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런 연유로, 주말 산행 취소들이 많아졌고, 나는 산행 컨디션 조절과 리듬을 잃지 않기 위해 혼산을 준비 합니다.

 

경험해보면, 한주만 쉬어도 산행을 하기 싫어지는 것이 인지상정 입니다. 어째튼 이런 여러가지 상황과 갑작스런 산행 취소에도 불구하고 몸을 움직여 봅니다. 토요일 저녁에는 집 근처 금강 둑방길을 8키로 걸었습니다. 오늘 일요일은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하여 적당한 산행 장소를 물색하다, 그동안 미루어 왔던 배태망설 종주를 하기로 결정 합니다.

 

- 아침 7시 30분경 애마를 끌고 집을 나서 아산 동천교회로 이동합니다. 아침에 아무것도 먹지 않았고, 산행 준비도 부족해 일단 근처의 편의점에서 김밥과 캔커피를 구입하고 교회 주자창에 주차를 시도합니다. 하지만 동천교회 주차장에는 오늘이 주말 예배가 있는 날이라 주차가 불가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근처 공터에 주차를 하고 동천교회 바로 옆에 조성된 등산로를 통해 산행을 본격적으로 시작합니다.

 

등로 표지판에 배태망설 전체 길이가 19.2키로라는 표시와 배방산 정상까지의 거리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8시 30분경에 산행을 시작하고 배방산 산행 시작과 동시에 오르막 구간으로 진입 합니다. 1키로 이상 오르막 구간이 이어 집니다. 트랭글이 울리고 성재산 표시와 배방산성 설명판이 나타납니다. 과거에 산성이 있었던 자리였나 봅니다. 

 

- 오늘은 날씨가 아주 흐립니다. 미세먼지인지 안개인지 구분이 묘합니다. 오전 시간이지만 기온이 제법 낮아 쌀쌀하고, 안개 탓인지 분위기가 꿀꿀 합니다. 갑자기 배가 고파오면서 허기가 느껴집니다. 이게 뭔일 인지 모르겠습니다. 쉬지않고 오르막 구간이 계속되면서 꽤나 힘든 초반 산행이 이어집니다. 오늘 산행은 초반이 상당히 힘들게 느껴집니다.

 

다시 능선길과 오르막 구간이 반복적으로 진행되면서 1키로 미터를 전진하니 조금씩 날씨가 맑아 집니다. 이제 등산객들이 한두분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배태망설 종주산행에서 첫번째 산인 배방산 오르막 구간이 꽤나 힘이들어 산행기 전체에서 많은 기억이 될 거란 생각이 납니다.  정신을 집중하고 힘을 보태어 마침내 3키로를 조금 지나 정상인 배방산에 올라 섭니다.

 

일단 기분이 좋습니다. 날씨도 조금씩 개이면서 정상 조망이 조금씩 펼쳐지기 시작 합니다. 다행입니다. 정상부에 포토존도 설치되어 있고, 주변 전망도 조금씩 살아나서 멀리서 능선들이 보이기 시작 합니다. 아주 작은 정상석이고, 가볍게 인증 사진을 찍습니다. 허기진 배를 달래기 위해 초코바와 캔커피로 첫 간식을 먹습니다.

 

- 배방산에서 하산길을 내려 갑니다. 정상에서 바로 급격하게 고도가 낮아지며 가파른 경사길로 하강하는 코스 입니다. 배방산 정상에서 하산하는 길이 매우 가파릅니다. 거의 일직선으로 고도를 낮추면서 1키로를 내려와야 차도와 만나게 됩니다. 이 도로가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해비타트 집짓기 봉사활동을 다녀갔던 길이라고 전해지면서 도로 이름을 카터로라고 명명했다고 합니다. 이 도로를 가로질러 태화산 산행길로 접어 듭니다. 

 

- 태화산 산행길 초입은 오르막 구간의 경사도가 적당하게 구성되어 무난하게 오르막 구간을 올라 갑니다. 걷기에도 아주 좋습니다. 산행 초입부터 소나무 향이 아주 진하게 납니다. 그리고 맑은 새소리가 함께 어우러져 기분까지 좋아집니다. 해발이 낮은 산이고, 배방산과 이어져 있지만 느낌부터 확 다른 향기가 뿜어져 나옵니다. 참으로 신기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편안한 경사도의 등로를 열심히 올라가면 좌측으로 호서대 방향의 삼거리가 나타 납니다. 500미터를 더 이동하면 태화산 정상에 도착 합니다. 두번째 산인 태화산은 오르기가 아주 좋습니다. 힘들다는 생각이 전혀 나지 않습니다. 오르막 구간을 이동하면서 좌우측의 마을들을 살펴보니 시골냄새가 많이 나는 정겨운 마을들의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 잠시 숨을 고르고 물을 마신 후 정상석 인증 사진을 찍습니다. 하지만 이곳 태화산 정상에서의 조망은 없습니다. 정상에서 좌우측으로 등로가 있지만,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 능선길을 따라 이동해야 합니다. 육산의 능선길이 걷기에는 너무 좋습니다. 여유롭게 걸음을 걸으면서도 소나무 향을 마음껏 마셔봅니다. 1키로 정도 능선길을 이동하면 작은 능선 정상에서 다시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 이동하는 구간이 나타 납니다. 이곳부터는 약간 내리막 경사가 시작 됩니다.

 

- 내리막 구간을 천천히 이동하면 작은 마을이 눈앞에 나타 납니다. 산속 마을의 몇가구 모습이 보이고 곧이어 작은 사찰이 나타납니다. 백련사라고 이름이 보입니다. 그리고는 작은 마을 모습이 이어집니다. 산촌에서 귀촌한 분들과 작은 공장 그리고 잘 지어진 식당과 커피숍들이 연이어 나타납니다. 그리고는 고개 마루에 다다릅니다. 이곳이 넋티고개 입니다. 도로와 접해있으면서 고개마루이고, 아산시와 천안시의 경계지역 입니다. 그리고는 태화산과 망경산의 경계지역 이기도 합니다.

 

- 세번째 산인 망경산 산행 초입지 입니다. 도로를 가로질러 가장 해발이 높은 망경산을 힘겹게 올라갑니다. 이곳에서 오르막 구간의 경사는 가장 심하고 가파릅니다. 해발도 높지만, 엊그제 내린 3월의 폭설로 인해 곳곳에 잔설의 흔적들이 남아 있습니다. 고도를 높여갈수록 눈들이 제법 쌓여 있습니다. 가파른 망경산 산행을 쉬지 않고 올라갑니다.

 

꽤나 힘든 코스 입니다. 두번째 태화산 산행이 상대적으로 수월 했다면 세번째 산인 망경산 산행은 매우 힘든 구간이 계속 이어 집니다. 다른 분들의 산행기를 읽어 보아도 망경산 산행 구간이 가장 힘들었다고 쓰여 있습니다. 많많치 않은 오르막 구간을 겨우 올라서야 정상에 다다를 수 있습니다. 정상에 가까와 질수록 잔설들도 제법 쌓여있고, 상대적으로 미끄러운 구간들이 제법 앞길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 2키로 이상의 힘든 오르막 구간을 올라가야 하고, 미끄러운 눈길을 극복해야 망경산 정상에 다다를 수 있습니다. 이곳 망경산 정상은 조망이 확 터입니다. 오늘 산행 중 가장 조망이 좋은 구간 입니다. 산행 시작 구간인 배방산 입구와 정상부근이 보이고, 이어서 태화산 능선 구간들이 눈앞에 펼쳐 집니다. 이곳에서 보면 잠시 맥이 끊어진 것 처럼 보이는 태화산 능선길도 눈에 들어 옵니다. 아담하게 산군들이 이어져 있습니다. 그리고는 방향을 틀어 조금전 지나왔던 넋티고개와 힘든 오르막 구간들을 살펴보니 기분이 새롭습니다. 그리고는, 눈을 돌려 지금부터 진행해야 할 산맥들의 방향을 둘러 봅니다. 산 그리메들의 군상들이 보기 좋습니다. 날씨도 많이 맑아졌습니다.

 

- 이곳 망경산 정상에서 아침에 편의점에서 구입한 김밥과 커피를 마시면서 제대로된 오늘의 첫 끼니를 챙겨 먹습니다. 물도 충분하게 마시고, 비상 식량인 쵸코바도 하나더 먹으면서 기운을 차려봅니다. 여기 망경산 정상까지 3시간 30분 이상을 걸었고, 거리도 약 12키로 구간을 지났습니다. 마지막 남은 설화산 방향을 돌아보면서 기운을 차리고 이동을 준비를 합니다.

 

- 능선길을 따라 이동하면서 앞선 다른 산행팀을 만납니다. 서로가 기운을 북돋아 줍니다. 눈길을 조심스럽게 이동하면서 전진 합니다. 이곳 망경산 부터는 광덕산 정상 표시가 계속 나타납니다. 광덕산과 연결이 되는 지점이 나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잠시 기대를 해 봅니다. 광덕산은 블랙야크 100대 명산에 포함되어 있고, 천안과 아산의 가장 대표적인 명산 입니다. 한편으론 집에서 가까와 5번 정도 올랐던 산 입니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2키로 정도의 능선길과 오르막 구간을 반복하다보니 마침내 망경산 삼거리에 도착 합니다. 이곳 삼거리에서 광덕산까지는 3키로의 거리가, 설화산까지는 5.5키로의 거리가 이정표에 표시 되어 있습니다. 잠시 고민을 하다 우측방향인 설화산 정상을 향해 다시 이동합니다. 광덕산은 다음 기회로 미루어 봅니다.

 

- 능선길을 따라 이동하면 1키로 정도의 거리에 임도와 마주 칩니다. 이곳이 망경산 임도 삼거리 입니다. 임도길에서 오르막 구간을 올라가는 길이 이상합니다. 갑자기 키가 작은 소나무들이 나타납니다. 자세히 살펴보니 언제인지 몰라도 이곳에서 산불이 있었습니다. 나무들이 시커멓게 그을려 죽어있고, 새롭게 소나무들이 식재되어 있습니다. 산불을 정말 무섭습니다. 조심 합시다.

 

- 우측 방향으로 능선길을 따라 한없이 전진을 계속 합니다. 이제 점심 시간을 지나 오후 시간대로 접어듭니다. 갑자기 산행 능선 중간 지점에 엄청나게 큰 표지판이 나타나, 뭔가 하고 살펴보니 '자연보호'란 표지판이 엄청나게 크게 걸려 있습니다. 예전에 누군가가 설치한 것이겠지만 요즘에는 괜히 어색해 보입니다. 15키로 구간을 지나면서 조금씩 걷는 속도가 느려 집니다. 높낮이가 심하게 요동치는 코스는 아니지만 산행한 거리와 시간으로 인해 점점 이동 속도가 느려집니다.

 

- 서서히 힘이들고 속도가 느려질 때 즈음 눈앞에 새로운 봉우리들이 가깝게 보입니다. 높고 가파른 봉우리들이 연이어 나타나면서 오르막 구간과 내리막 구간이 이어지고, 작은 긴장감이 고조 되는 구간이 나타납니다. 제법 가파른 바위 능선구간과 가파른 언덕길이 연이어 나타나고, 눈앞에 큰 봉우리들이 나타 납니다. 그리고는 트랭글이 울리고 애기봉과 작은 설화산이 표시 됩니다.

 

이제 거의 설화산 정상 부근에 도착 한 것 같습니다. 마침내 태극기가 펄럭이는 모습이 보입니다.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200미터를 올라가면 설화산 정상 표지판이 보입니다. 배태망설 종주산행 마지막 산인 설화산 정상에 마침내 도착 했습니다. 기분이 너무 좋습니다. 지나온 힘든 봉우리들이 스쳐 지나갑니다. 너무 뿌듯합니다. 설화산 정상석 인증과 주변 조망을 둘러보면서 편히 쉬어 갑니다. 이제야 맘이 조금씩 놓입니다. 시야가 뻥 뚫려 사방이 넓게 펼쳐 집니다. 와우, 멋집니다.

 

- 마을들이 아주 가깝게 보입니다. 멀리 천안과 아산시내 모습들과 아파트 군상들의 모습도 선명합니다. 마지막 종착지인 초원아파트와 동천교회 모습도 또렷하게 보입니다. 지금까지 이동한 거리가 거의 20키로 표시됩니다. 이제는 정신 차려야 합니다. 이제 마지막 하강구간과 하산길 입니다. 하산할 때는 더욱 조심해야 합니다. 가파른 지점들이 간간히 나타납니다.

 

능선길을 조금 이동하니 또다시 산불이 난 흔적들이 보입니다. 이곳 설화산 구간도 얼마전에 산불이 난 것으로 보입니다. 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 얼마전까지 강하게 번졌던 울진, 삼척지역의 산불이 생각납니다. 정말 모두들 조심해야 합니다. 아까운 산림들의 손실은 어떻게 만회합니까? 복구에는 또 얼마나 시간이 걸릴까요? 조심조심하면서 초원아파트 단지까지 내려 옵니다.

 

- 이제 거의 마무리 지점에 다가 왔습니다. 아파트 단지를 지나 마을길을 내려 섭니다. 여기서 2키로 정도 이동해야 동천교회에 도착합니다. 이동로가 보이지 않아 논길과 옆의 흙길을 가로질러 이동합니다. 오른쪽 발목이 시큰 합니다. 20키로미터를 넘어가면서 오른쪽 발목에 어김없이 아픈 신호가 옵니다. 하루에 20키로 이상을 걷는 것은 역시 무리인가 봅니다.

 

- 무사하게 동천교회까지 이동하고 오늘 배태망설 종주산행을 마무리 합니다. 오늘 종주 산행은 최근들어 이어온 산행 주 가장 보람있고 멋진 산행 이었습니다. 뿌듯하고 행복합니다.